넘어간다… 넘어간다… 이승엽 ‘올스타 홈런 킹’ 첫 경험

입력 2013-07-19 02:27

역시 이승엽(37·삼성)은 국민타자였다. 올스타 홈런레이스 8번 출전 만에 생애 처음으로 우승의 영예를 차지한 이승엽은 이 기쁨을 아들과 함께 누렸다.

이승엽은 18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올스타전의 전야 행사로 열린 ‘희망을 쏘다’ G마켓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 6개를 터트려 2개인 그친 나지완(KIA)을 누르고 최고 거포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승엽은 정규리그에서 5차례나 홈런왕에 올랐다. 올해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354개로 늘리는 등 한국프로야구 홈런 역사를 바꾼 이승엽은 거포들의 잔치인 올스타전 홈런 경쟁에서 처음 1위에 올랐다. 이승엽은 2001년 연장전에서 양준혁(당시 LG)에게 패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시즌 홈런 1위 박병호(넥센·19개)와 정성훈(LG·5개), 나성범(NC·6개), 나지완(13개), 김현수(두산·8개), 김대우(롯데·4개), 강민호(롯데·5개) 등 8명이 참가한 이번 홈런 레이스에서 이승엽(9개)은 토너먼트 내내 최다 홈런을 터뜨리며 확실한 실력의 차이를 보여줬다.

이날 이승엽은 7아웃제로 진행된 8강과 4강에서 각각 8개, 4개로 최다 홈런을 터뜨리고 결승에 올랐다. 그는 10아웃제로 치러진 결승에서도 5아웃만에 홈런 3개를 터뜨려 일찌감치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승엽이 이날 포항구장에서 쏘아올린 홈런은 모두 18개다.

이승엽은 우승 상금 300만원과 트로피, 부상으로 G마켓에서 후원하는 최신 울트라북을 받았다. 또 비거리에서도 가장 긴 135m짜리 홈런을 날려 최장 비거리상(부상 100만원 상당 태블릿 PC)까지 2관왕을 휩쓸었다. 삼성의 팀내 최고참인 포수 진갑용은 배팅볼 투수로 나서 입맛에 맞는 공을 정확하게 던져주며 이승엽의 홈런 레이스 우승을 거들었다.

이승엽은 우승을 확정한 뒤 “진갑용 선배에게 우승하면 사례하겠다고 했는데 상금을 7:3으로 나누겠다”며 밝게 웃었다. 아쉽게도 박병호는 8강에서 6개의 대포를 날려 3개에 그친 정성훈(LG)을 제압했으나 4강에서 나지완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왕에 오른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들 앞에서 제대로 된 아빠의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면서 “아들에게 강한 아빠의 인상을 심어준 것을 우승의 최대 소득이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앞서 열린 퓨처스리그 경기 시작 전 아들과 캐치볼을 하면서 부자간의 정을 돈독히 하더니 홈런 레이스에는 아들의 힘찬 응원을 뒤에 업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시상대에도 아들과 함께 올라 기쁨을 만끽했다.

포항=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