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의 날… 병상서 맞은 95번째 생일
입력 2013-07-18 18:46 수정 2013-07-19 02:19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95번째 생일을 병상에서 맞았다. 그는 폐 질환으로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에 41일째 입원 중이다. 매년 7월 18일은 유엔이 2010년 지정한 ‘국제 만델라의 날’이기도 하다.
이날 오전 8시 남아공의 모든 학교에서는 생일 축하 노래 ‘해피 버스데이 마디바’가 울려 퍼졌다. 존경하는 어른을 뜻하는 마디바는 만델라의 존칭이다. 남아공 정부는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도 같은 노래를 방송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시티FC는 이날 저녁 남아공 더반에서 현지 아마줄루팀과 ‘넬슨 만델라 초청’ 친선 경기를 벌였다. 주최 측은 지난 14일 프리토리아 경기와 이번 경기의 수익금을 만델라 고향 쿠누의 학교 10곳을 증축하는 데 쓸 계획이다.
남아공 정부와 각계 인사, 시민단체는 소외 이웃과 지역 사회를 상대로 봉사활동을 벌였다.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프리토리아의 백인 빈민촌을 찾아 정부가 건립한 주택을 양도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유엔은 만델라가 67년간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점을 기려 모두가 이날만큼은 67분씩 봉사활동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는 만델라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평등과 존엄, 화해에 기여한 그의 헌신이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부부는 지난달 남아공을 찾아 만델라의 가족을 만나기도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축하 인사에서 “만델라의 날은 평화롭고 지속가능하며 공정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인류가 더 노력하자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괴짜 경영자로로 불리는 영국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등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국에서는 경희대가 주한 남아공 대사관과 공동으로 서울캠퍼스 평화의전당 로비에서 ‘유엔 세계 넬슨 만델라의 날’ 기념 강연을 열었다.
현재 인공호흡장치에 의존 중인 만델라는 다소 호전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델라의 막내딸 진지(53)는 17일 영국 스카이TV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