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참의원 선거 자민당 압승 예고… 우경화 정책 탄력
입력 2013-07-18 18:4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되는 참의원(상원) 선거가 21일 치러진다. 3년마다 전체 242석 중 절반(121석·선거구 73석, 비례대표 48석)을 교체하는 독특한 형태인 이번 선거는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추진 등 선거 이후의 정치적 일정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립여당, 참의원 과반 확보 확실=아사히신문은 18일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이 과반인 122석을 훌쩍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상임위원장 독점이 가능한 안정다수 의석을 연립여당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이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이 34.5%로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9.5%의 초라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유 있는 수치다. 자민당은 특히 20∼70대까지 모든 세대에서도 3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신문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자민당은 64∼73석, 공명당은 9∼11석을 확보해 과반 의석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민주당은 기존 86석에서 55∼66석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하시모토 도루 대표의 잇따른 위안부 망언으로 인기가 급락한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방의 견고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오히려 의석수를 기존 3석에서 5∼9석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공산당은 2001년 선거구에서 의석을 얻은 도쿄 외에도 오사카에서 선전하며 당선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싱거운 승부 예상에 유권자의 관심은 높지 않다. 일본 언론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1995년 44.52%의 투표율보단 높겠지만 2010년 57.92%를 기록했던 투표율보다는 확실히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헌법 개정 등 우경화 행보 가속화할 듯=자민당의 낙승이 확실시됨에 따라 아베 총리가 추진 중인 헌법 개정 움직임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15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조항에 대한 개정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9조를 개정하고 자위대의 존재와 역할을 명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며 민족주의 색채를 강화하는 아베 총리가 일본의 군사력을 강력한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일 국방백서에서 상륙부대 창설과 적에 대한 선제공격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 외에 개헌안 발의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공약으로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과 함께 개헌안 발의요건을 현행 중·참의원 ‘3분의 2 이상’에서 ‘과반수’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개헌요건 발의완화→헌법 9조 개정 등의 순서로 정치 일정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공명당이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 변수다. 선거 유세과정에서 자민당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상황에서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17일 “자위권 행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개헌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