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출신 김태형, 태권도 전도사로 맹활약

입력 2013-07-18 18:43


“외국에서 태권도는 오래전부터 K팝보다 앞서 한류의 원조 역할을 해왔습니다.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태권도의 인프라가 지금의 한류를 가능케 했다고 생각합니다.”

1980년대를 풍미한 원조 아이돌 가수 ‘소방차’의 김태형(51)씨가 태권도 전도사로 나섰다. 다이내믹한 춤동작으로 수많은 팬들을 거느렸던 김씨가 태권도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선봉에 선 것이다.

지금은 가수 활동을 멈추고 공연 기획자로 활동 중인 김씨는 지난 2월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F)의 태권도 시범단 총감독으로 깜짝 변신했다. 김씨가 이끄는 시범단은 지난 16일부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의 푸에블라에서 종주국 태권도의 역동적인 동작을 현지인들에게 선보였다. 대회를 앞두고 먼저 푸에블라에 들어온 시범단은 푸에블라 시청 광장과 대회 전야제 무대 등에서 5차례에 걸쳐 공연을 했다. 30명의 시범단 가운데는 7명의 멕시코 태권도 선수들이 합류해 한국과 멕시코의 일체감을 높였다. 특히 이들의 공연엔 최근 한류의 선봉에 선 가수 싸이의 노래인 ‘강남 스타일’과 ‘젠틀맨’을 곁들여 현지 멕시코인들을 열광케 했다.

태권도와 기계체조 등으로 무장한 공연단은 화려한 공중 발차기와 위력적인 격파 시범을 보이며 현지인들에게 태권도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태권도가 큰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는 멕시코였기에 이들의 공연은 한국 아이돌 공연 못지않은 환영을 받았다.

김씨는 발레를 전공한 부인 김경란씨를 시범단 예술감독으로 영입해 부부가 함께 태권도의 세계화 작업에 몰두해 왔다. 이들 부부는 태권도의 화려한 발차기에 흥미 있는 스토리와 흥겨운 K팝의 곡조를 태권도 공연에 접목시켜 기존 태권도 시범단의 다소 딱딱했던 이미지에서 탈피해 예술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 김씨는 “태권도의 멋스러움과 한국의 전통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태권도 시범공연이 한류의 또 하나의 장르가 되도록 더욱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날 밤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아침에 다시 촬영하자고 기자를 재촉하는 김씨는 여전히 자기 관리에 철저한 ‘연예인’이었다.

푸에블라(멕시코)=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