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 北女 축구팀 ‘화해의 슛’ 기대… 동아시안컵 출전

입력 2013-07-18 18:25 수정 2013-07-19 02:23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3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18일 밤 서울에 왔다. 이번 방문이 남북 스포츠 교류로 이어지는 ‘화해의 슛’ 역할을 할지 관심이다.

북한 선수단은 선수 21명과 임원 18명(재일 조총련계 임원 3명 포함)으로 구성됐다. 이날 남측에서는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공항에 나와 북한 대표팀을 맞이했다. 북한 선수들은 검은 치마 정장을 입고 검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가 눈길을 끌었다. 늦은 시간 비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밝은 표정을 지은 북한 선수들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다.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 머무는 북한 대표팀은 19일 오후 훈련을 공개하고 국내 취재진과 만날 계획이다. 이어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 대결을 시작으로 일본(25일·화성 종합경기타운), 중국(27일·서울 잠실운동장)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 뒤 28일 한국을 떠난다.

북한 스포츠 선수단의 한국 방문은 2009년 4월 1일 서울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예선전 참가 이후 4년 만이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방한은 2005년 국내에서 열린 제2회 동아시안컵 이후 8년 만이다. 남북 당국 간에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경색된 남북 관계에 변화가 올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축구 팬들은 모처럼 방한한 북한 여자축구의 전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8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여자축구 랭킹에 따르면 북한은 9위에 올라 있다. 16위인 한국보다 높다. 북한은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린 FIFA U-20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해 한때 FIFA 랭킹 5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북한 여자축구는 주춤했다. 특히 2011년 FIFA 여자월드컵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2015년 여자월드컵 출전정지라는 징계까지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한국은 최근 북한과의 7경기에서 모두 패했고, 역대 전적도 1승1무11패로 절대적 열세다.

북한대표팀 응원을 위해 조총련 응원단도 18일부터 입국한다. 외교부는 이날 “(입국을 위해) 여행증명서 발급을 신청한 조총련 응원단은 총 33명”이라면서 “이들은 18일부터 23일까지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공기를 들고 응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는 조총련 측에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