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銅 놓친 불운 3총사 홍정호-김동섭-이명주 “달라졌습니다”… 洪心잡기 총력

입력 2013-07-18 18:25

“선수들의 얼굴에서 간절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10여 분간 선수들과 미팅을 한 뒤 말했다.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대회(이하 동아시안컵)를 앞두고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간절한 이들이 있다. 바로 ‘홍명보의 아이들’로 통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이다.

과거 각급 대표팀에서 홍 감독의 총애를 받은 수비수 홍정호(24·제주)도 그들 중 한 명이다. 홍정호는 런던올림픽 대표팀의 주장까지 맡아 입지가 탄탄했다. 그런데 본선을 3개월 앞두고 치른 K리그 경남FC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홍정호는 동료들이 동메달을 딸 때 이를 악물고 재활에 매달렸다.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홍정호는 지난 16일 열린 울산전에서 4골이나 허용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홍정호는 NFC 입소 때 취재진에게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며 “올림픽에서 뛴 선수들은 경험이 많아 나는 도전자로 왔다. 날 다시 불러 준 홍 감독님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런던올림픽 본선 직전 탈락한 김동섭(24·성남 일화)도 간절하긴 마찬가지다. 김동섭은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때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경쟁에서 밀린 김동섭은 이번이 대표팀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홍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따라서 공격수 김동섭은 ‘거인’ 김신욱(울산)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김동섭은 이번 시즌 6골을 기록해 김신욱(12골)에 6골 뒤져 있다. 그러나 역습에 능해 홍 감독의 선수비-후역습 전술에 적합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말없이 칼을 갈고 있는 선수는 또 있으니 이명주(23·포항)가 바로 그다. 이명주는 지난해 5월 런던올림픽을 대비한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소집됐지만 끝내 런던에 가지 못했다. 홍 감독은 이명주에 대해 “대학생 시절 소집해 봐서 잘 알고 있다. 포항에서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지난 16일 수원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사기가 오른 이명주는 18일 훈련 전 “아직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아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공격 때 내 장기인 스피드를 살리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