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형제 협공에 삼성 불안-부진 SK 침울-5위 KIA 실망… 전반기 마감 프로야구 9팀9표정
입력 2013-07-18 18:25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어느새 반환점을 돌고 있다. 3월 30일 막을 올린 올 시즌 프로야구는 17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애초 전문가들이 전망한대로 ‘4강3중2약’이라는 성적표를 기록했다. 9명의 감독들이 4개월 동안 잠 못 드는 밤을 보낸 결과다.
삼성은 2년 연속 전반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2위 LG가 단 0.5경기 차로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3위 넥센과 4위 두산도 연신 곁눈질을 하고 있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의 자리는 늘 가시방석이다.
반면 LG 김기태 감독은 싱글벙글이다. 시즌내 두 번씩이나 6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몰고 있는 LG는 2002년 이후 맥이 끊겼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이대로 간다면 후반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불펜 승리조가 제 역할을 해주고 부진한 벤자민 주키치만 살아난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전반기를 3위로 끝낸 넥센의 염경엽 감독의 얼굴엔 ‘다행’이라는 말이 숨어있다. 초반 돌풍은 6월초까지 3연패를 단 한번도 당하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하지만 김민우, 신현철의 음주운전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8연패 늪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넥센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2년 연속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승후보’ 두산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다행히 4위로 전반기를 마친 김진욱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팀 타율 1위’를 유지한 야수진이 고마울 따름이다. ‘최강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KIA는 선발진의 부진으로 기대이하의 경기를 펼쳤다. 선동열 감독의 얼굴은 몰라보게 굳어졌다. 7월 전반기 마지막 10경기에서 2승8패의 초라한 성적과 함께 6위로 내려간 롯데 김시진 감독의 표정도 어둡다. 전반기 시즌에서 가장 큰 이변은 역시 가을잔치의 단골손님 SK의 몰락이다. 박희수와 정우람의 군입대 등 투타 전력 손실이 너무 커 이만수 감독도 속수무책이다. 막내 팀 NC에게도 크게 진 한화의 김응용 감독의 허리는 갈수록 구부정하다.
김 감독은 18일 주요 보직의 1·2군 코치를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1군을 맡았던 송진우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리는 대신 2군에 있던 정민철 코치를 1군 새 투수코치로 불러올렸고 김종모 타격, 오대석 수비 코치 등 부임과 함께 데려온 코치를 모두 2군으로 보내는 대신 장종훈 타격, 강석천 수비 코치를 1군으로 끌어올렸다.
나날이 강해지고 있는 김경문 NC감독은 상위권 진입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9개 구단은 19일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잔치를 벌인 뒤 23일부터 남은 후반기 일정에 들어간다. 감독들의 얼굴에 팀의 미래가 보인다. 후반기에는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