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찬 관세청장 “대기업 원산지 관리 소홀… FTA 활용 못해”
입력 2013-07-18 17:53
대기업들이 원산지 관리를 소홀히 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백운찬(사진) 관세청장이 지적했다. 백 청장은 18일 서울 논현동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서 가진 삼성전자 등 20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원산지 관리 실태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한·EU FTA의 90%, 한·미 FTA의 85% 이상 수출물량을 지닌 대기업에서 원산지 검증결과와 일부 협정 등을 위반하는 사례가 드러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이 근거자료 없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거나, 수출자 명의로 생산자가 원산지증명서를 발행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또 상업서류가 아닌 별지에 원산지 신고서를 작성하고 송장과 원산지증명서 상의 물품 규격이 다른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원산지 관리 부실로 최근 우리나라 수출품에 대한 외국 세관의 검증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84개 기업에 불과했던 원산지 검증 요청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211개 기업으로 대폭 증가했다.
백 청장은 “기업이 원산지검증의 어려움만을 의식해 FTA 활용을 포기하면 다른 경쟁자에게 시장을 내주게 된다”며 “원산지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