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WCC 부산총회 주제] (2) 정의·평화·생명①
입력 2013-07-18 17:41
“하나님이 주신 생명안에서 정의롭고 평화롭게 사는 길 모색하자”
임진각 방문 분단현실 체험 후 현실적인 논의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는 ‘에큐메니컬 대화(Ecumenical Conversations·신학적 대화)’다. 에큐메니컬 대화는 생명과 정의, 평화, 교회일치, 선교 등 모두 21개 주제로 나뉘어 진행되는 석학들의 토론장이다. 이 자리에는 신학자와 경제·환경·정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각각 40∼50명씩 모여 의견을 나눈다. 에큐메니컬 대화는 총회 첫날인 오는 10월 30일과 31일, 11월 4일과 5일 모두 4차례 개최된다. 여기에서 도출된 결론은 WCC 총회의 공식 보고서에 기록되기 때문에 총회 본회의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해 개최되는 에큐메니컬 대화의 주제 가운데 ‘정의·평화·생명’(JPL·Justice Peace Life)은 이번 총회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다.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KHC) 총회지원국장 박성국 목사는 18일 “이번 총회 주제(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가 ‘생명의 하나님’으로 시작된다는 점에서 생명·정의·평화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하나님이 주신 생명 안에서 함께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자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관련된 대화는 한국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며 “대화 참가자들이 임진각을 실제로 방문해 분단의 현실을 체험한 뒤 토론을 이어가기 때문에 현실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회 주제와 직결된 만큼 에큐메니컬 대화 주제 가운데 ‘생명·정의·평화’와 관련한 주제는 모두 9개로 전체 주제 21개의 절반에 가깝다. 생명 분야와 관련한 대표적인 주제는 ‘신음하는 지구 공동체’다. WCC 본부는 해당 대화와 관련한 소개 문서에서 “인간과 자연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의 쇠퇴 징후를 목도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처럼 지구의 생태학적 붕괴를 유발하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 같은 위기의 원인이 된 윤리적, 영적, 신학적 영역의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핵화와 관련된 대화도 ‘정의로운 평화를 위한 길 : 평화 함께 만들기’란 제목의 생명 분야 대화에서 다뤄진다. 장윤재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는 이번 총회를 통해 WCC의 핵관련 논의가 핵무기 이슈 일변도에서 벗어나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이후 제기된 원자력 발전 문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원자폭탄 등 핵무기는 원자력 발전과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문제였다”며 “이번 에큐메니컬 대화를 통해 반쪽짜리 탈핵평화운동이 온전한 운동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