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행동방식, 사랑·도덕·폭력·성으로 해석
입력 2013-07-18 17:30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지그문트 바우만(봄아필·2만원)
현대 사회에서 공공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공적 책임과 윤리도 개인의 사적 문제로 전락했다.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 사회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가 일시적으로 계약을 맺는 ‘개인들의 사회’로 규정하면서 일시적인 단편들만 끊임없이 흩어져 이동하는 현재를 성찰했다.
‘액체화’되고 유동적인 현대 사회에는 자본의 결정에 저항하지 않는 고분고분한 노동시장이 적합하다. 자본 중심으로 재편된 권력 아래 인간은 세계적 차원으로 계층화됐다. 저자는 이 때문에 인간에게 이상이 사라지고 무력함과 무기력증을 앓는 시대가 왔다고 주장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인간의 ‘흩어진 것’들을 다시 묶어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됐다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방식도 사랑·도덕·폭력·성으로 나눠 해석한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존재하는 것들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실험하면서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에게 ‘영원’과 ‘불멸’의 개념이 필요치 않게 된 오늘날의 상황을 ‘새로운 영토’로 표현한다. 저자는 “우리는 이런 상황에 처한 적이 없다”며 “‘여기 존재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라고 말한다. 홍지수 옮김.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