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조는 어떻게 유럽인들의 관심을 끌었나

입력 2013-07-18 17:29


낙원의 새를 그리다/데이비드 애튼버러·에롤 풀러(까치·2만3000원)

낙원의 새(birds of paradise)라는 뜻의 극락조는 16세기 초 표본형태로 유럽에 들어왔다. 속이 비어 납작하게 눌린 몸통에 말라비틀어진 가죽과 대비되는 황금빛의 화려한 장식깃을 보며 유럽인들은 극락조를 ‘신비의 새’로 인식했다. 새로 발견된 종들에는 유럽 왕가의 유명인사 이름까지 붙였다.

극락조는 줄리오 클로비오, 얀 브뤼헐, 렘브란트 등 유명 화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작품의 소재로 등장했다. 하지만 표본만 보고 상상해서 그린 이들의 그림은 실제 극락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1824년 프랑스의 자연사학자 르네 프리메베르 르송이 유럽인 중엔 최초로 뉴기니섬 서쪽 끝 도레이 항구에서 살아있는 극락조를 보게 됐다. 영국 출신의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극락조의 과시행동을 처음 목격했다. 탐험가들의 목격담을 토대로 19세기 이후 화가 월터 웨버, 레이먼드 칭, 윌리엄 쿠퍼 등의 작품에 등장한 극락조는 실제 모습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영국 BBC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와 화가이자 자연사 저술가인 에롤 풀러가 다양한 미술작품을 직접 예로 들면서 극락조들이 어떻게 유럽인들의 관심을 끌었는지 소개한다. 이한음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