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인기비결 살펴보니… 예측불허 할배들 상상초월 장면들
입력 2013-07-18 18:11
‘꽃보다 할배(꽃할배)’(tvN)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오는 시청 소감은 호평 일색이다. “따뜻한 신구 할아버지 모습에 푹 빠졌어요” “‘꽃보다 할매’도 만들어주세요” “할배들의 순수한 모습이 좋아요”….
방송은 시청률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과 12일 방영된 1회와 2회 시청률(전국 기준)은 각각 4.2%, 4.8%였다. 특히 12일 방송분은 수도권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이 8.4%까지 치솟았다. 시청률 1%만 넘겨도 히트작으로 분류되는 케이블 방송가에서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셈이다.
다른 지표에서도 방송의 인기는 확인된다. CJ E&M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버즈량(언급량), 온라인 검색량 등을 종합해 매기는 콘텐츠파워지수(CPI) 7월 첫째 주(1∼7일) 차트에서 ‘꽃할배’는 4위에 랭크됐다. ‘꽃할배’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1위·SBS),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2위·MBC)과 ‘힐링캠프’(3위·SBS) 뿐이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우선 노배우들이 선사하는 반전(反轉)의 재미를 언급한다. 아이 같은 할아버지들의 모습,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의 거침없는 행동이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꽃할배’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 가?’(MBC)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아빠! 어디 가?’에서) 아이들이 여행지에서 버스를 타거나 반찬거리를 구해오는 ‘모험’이 ‘꽃할배’에선 노배우들을 통해 나타난다”며 “기존 예능에 없던 새로운 인물, 새로운 상황 등을 계속 발굴해내는 게 요즘 방송가의 트렌드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첫 방송과 동시에 큰 화제를 몰고 왔지만, ‘꽃할배’가 지금의 인기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꽃할배’는 제작진이 고령의 출연자에게 자극적인 ‘미션’ 등을 강요하기 힘들다는 한계도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꽃할배’가 롱런하려면 리얼리티 속에 출연자들의 인간미를 깊이 있게 녹여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