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수사] 불상까지 소유한 전씨 장남 진품이면 10억원 이상 호가

입력 2013-07-18 03:41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의 소유인 경기도 연천 허브빌리지에서 검찰이 16일 압수한 미술품 가운데 대형 불상이 진품일 경우 감정가가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17일 국내 고미술품 경매사와 불상 전문가 등에 따르면 이 불상은 17세기 태국이나 미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진품이 확실하다면 최고 감정가가 10억원대에 달한다.

동남아시아 불교미술사 전공인 강희정 서강대 동아연구소 HK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실물을 직접 관찰하지 못하고 보도 사진으로만 봤기 때문에 제작 시기나 성격 등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하체가 길고 머리 부분이 뾰족한 점 등으로 보아 17세기 무렵 태국 또는 미얀마에서 제작된 라마 양식 불상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 김혜원 학예연구사도 “제작 양식을 볼 때 태국 불상인 듯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높이 2m 이상의 대형급에 속하는 이 불상은 청동으로 주조하고 그 위에 금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보존상태는 좋은 편이다. 국내 고미술계에서는 이만한 크기의 동남아 불상은 지금까지 유통 사례가 드문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 불상이 17세기 라마 양식으로 제작된 진품이라면 태국 등에서도 문화재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의 한 불상전문 판매상은 “얼핏 목조불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금동불상일 경우 희귀성 등을 감안해 10억원대의 가격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불상과 함께 압수한 대리석 불두(佛頭·부처머리)는 중국산으로 추정됐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