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쫓겨난 아이들] 청소년 14만명, 돌아갈 집이 없다
입력 2013-07-17 18:25
가출 청소년은 ‘집(家) 나온(出) 미성년자’를 뜻한다. 이건 돌아갈 ‘집이나 가정’이 전제된 개념이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가출 청소년의 다수는 빈곤, 이혼, 학대 등으로 집이 사라진 아이들이다. ‘가출’한 게 아니라 가정을 잃은 ‘홈리스(homeless)’ 청소년인 것이다.
홈리스 청소년의 등장은 IMF와 이혼율 급증, 두 단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 신림청소년쉼터 박진규 실장은 “많은 홈리스 청소년들이 1997년 IMF 구제금융 당시 영·유아기를 보내며 가족해체를 겪은 아이들”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경제위기는 이혼율 급증으로 이어졌다. 1987년 1.0건이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은 1998년 2.5건을 거쳐 2003년 3.4건까지 치솟았다.
여성가족부가 추정하는 연간 가출 청소년 20만명 중 홈리스 청소년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경찰청에 접수된 가출 청소년 신고건수(1만9445건, 2010년)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을 ‘비자발적, 생존형’ 가출로 보고 있을 뿐이다. 쉼터 관계자들은 홈리스 청소년 규모를 12만∼14만명 정도로 짐작한다. 국민일보는 홈리스 청소년의 실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세 차례 나눠 싣는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