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꼴사나운 민주” 최고위원이 상임고문 대놓고 공격
입력 2013-07-18 04:40
민주당 최고위원이 당 상임고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제1야당의 자중지란이 계속 격해지고 있다. 당 내부에서조차 “연일 꼴사나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온다.
조경태(사진) 최고위원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정세균 상임고문을 대놓고 공격했다. 취재진 수십명이 지켜보는 자리였다. 조 최고위원은 “요즘 막말 플레이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당 원내대변인(홍익표)부터 상임고문(이해찬)까지 합세해 뭘 하자는 거냐”고 따졌다. 이어 “이런 막가파식 발언이 무슨 도움이 되냐. 상임고문이 당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쪽박을 깨서야 되겠냐.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득만 추구하는 독선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며칠 전 이 상임고문이 당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이라 지칭하고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정보부와 인연이 질긴가. 국정원을 비호하면 당선무효 세력이 늘 것’이라고 발언해 여권이 반격에 나서는 데 빌미를 준 것을 질타한 발언이다.
조 최고위원 발언에는 사심(私心)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때 친노(親盧·친노무현)계였지만 몇 년 전 노 전 대통령과 언쟁한 이후 결별했다. 이후 친노계와 각을 세워 왔고, 특히 지난해 대선 경선 때는 문재인 후보 저격수 역할을 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근 장외투쟁론을 제기한 범(汎)친노계 정세균 상임고문을 겨냥해서도 “장외로 가자는 분이 있는데 장외투쟁이 능사냐”고 꼬집었다.
당 주변에서는 조 최고위원의 발언이 김한길 대표와 교감 속에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 역시 회의 모두발언에서 “잘못을 지적할 때 말에 신중을 기해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 초선 의원 35명은 이 상임고문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6선 의원의 말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윤리적 발언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연일 이 상임고문과 정 상임고문을 비판하고 있어 여당이 민주당 내 계파갈등 조장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