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규모, 큰 감동… ‘힐링 무비’ 3편

입력 2013-07-17 17:32


올여름, 할리우드 액션 대작과 대형 한국영화 틈새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이 있다. 배급 규모는 작지만 감동만은 결코 작지 않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힐링 무비’ 3편을 묶었다.

▶까밀 리와인드

삶이 지루하고 지쳤을 때 일어난 10代로의 시간여행


프랑스 영화 ‘까밀 리와인드’(감독 노에미 르보브스키)는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했다. 배우를 꿈꾸는 열여섯 살 소녀 까밀은 첫사랑 에릭을 만나 미친 듯 사랑했고, 이후 그와 결혼해 가정을 꾸린다. 그 후 25년, 까밀은 여전히 무명 배우이고 알코올 중독. 에릭은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까밀을 떠나버린다. 삶이 지루하다 못해 지쳐버린 까밀에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지금 모습 그대로 16세의 시절로 돌아가게 된 것.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과의 재회, 다시 만난 단짝 친구들, 그리고 열정적인 첫사랑으로 남아있는 남편 에릭까지. 미래를 알고 있는 까밀은 이 상황이 행복하지만 두렵기도 하다. 르보브스키가 감독과 주연 배우로 1인 2역을 톡톡히 해낸다. ‘미드나잇 인 파리’의 시간여행과 한국영화 ‘써니’에서 만났던 학창 시절의 추억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프랑스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8일 개봉.

▶마지막 4중주

25년간 함께 한 음악인들을 통해 본 삶과 예술, 사랑


미국 영화 ‘마지막 4중주’(감독 야론 질버만)는 인생의 피할 수 없는 변화를 맞은 네 명의 음악인을 통해 삶과 예술, 사랑을 이야기한다. 필립 시모어 호프먼, 크리스토퍼 월켄, 캐서린 키너 등 명품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25년간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현악 4중주단 ‘푸가.’ 푸가의 첼리스트이자 정신적 지주인 피터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면서 멤버 모두가 흔들리게 된다. 은퇴를 결심한 피터가 마지막 무대에서 들려주는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은 영화 팬뿐 아니라 클래식 애호가도 설레게 한다. 2012년 캐나다 토론토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연출, 연기, 시나리오 모든 면에서 세련되고 완벽한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25일 개봉.

▶나에게서 온 편지

생애 첫 친구와 만난 후 가족까지도 변화시키는 소녀


프랑스 영화 ‘나에게서 온 편지’(감독 카린느 타르디유)는 개학 전날 밤 가방을 메고 잠들 만큼 걱정 많은 9세 소녀 라셸(줄리엣 곰버트)의 우정이 훈훈하게 펼쳐진다. 생애 첫 친구인 발레리(안나 르마르샹)과 만난 후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 소중한 순간을 그린 작품.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소녀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빠져들게 된다. ‘타인의 취향’의 감독이자 배우인 아네스 자우이가 라셸의 엄마로 나온다. 8월 8일 개봉.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