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史를 바꾼 한국교회史 20장면] 한국, 전세계 119개국 131개 언어로 보급하는 성서 대국으로

입력 2013-07-17 18:44


존 로스 선교사의 ‘예수셩교누가복음젼서’(1882)로 시작된 한국교회 성경 역사는 1887년 상임성서실행위원회가 구성되면서부터 꽃을 피운다. 이후 전임번역자회 위원으로 참여한 언더우드, 게일, 스크랜턴, 아펜젤러, 트롤로프 선교사 등은 10년이 넘는 번역작업 끝에 ‘신약젼셔’(1900)를 내놓고, 다시 10년 만에 구약을 번역, 역사적인 ‘셩경젼셔’(1911)를 출시해 순수 국내역본 시대를 열었다.

선교사들은 성경 각 권이 한 사람에게 할당돼 번역된 데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출간을 서둘렀다는 판단 아래 다시 한 번 손질을 했고 그렇게 나온 성경이 ‘셩경개역’(1937)이다. 이후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고어체를 현대어로 바꾸고 띄어쓰기를 적용해 ‘성경전서 개역한글판’(1952)이 출시됐고 61년에 번역 내용과 표기법을 추가로 손질했다.

1980년대 들어 다수의 목회자와 성도들은 개역한글판 성경보다 쉬운 성경을 찾기 시작했고 이렇게 해서 출시된 성경이 ‘표준새번역’(1993)이다. 그러나 보수 교단의 반발로 사용이 무산됐고 예배용 성경의 바통은 결국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으로 이어진다. 한국교회가 현재 널리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판 성경은 83년부터 10년간의 작업 끝에 원고가 완성됐으며, 93년 18개 교단에서 파송받은 성서학자, 신학자, 목회자, 국어학자들로부터 4년간 감수를 받았다.

권의현 대한성서공회 사장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오랜 세월 언문이라 불리며 천대를 받았지만 400년이 지난 뒤 성경의 보급과 함께 대중화됐다”면서 “성경 보급은 선교의 의미를 넘어 한국 사회적으로 문맹 타파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한국교회는 ‘하나의 성경’이라는 전통 아래 연합해 성경 번역과 출판, 보급사업을 전개해 왔으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은 올해 상반기 119개국 131개 언어로 311만3000여권의 성경을 제작해 수출·보급했다. 이렇듯 한국교회는 외국 교회의 원조를 받아 성경을 펴내던 수혜국에서 이제는 성서 대국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