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바라보는 방향을 바꾸어보자

입력 2013-07-17 17:11 수정 2013-07-17 17:12


미국 국민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미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가장 위험한 국가로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국의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인종 및 문화의 이슈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낀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의 언행이 단순히 외교적인 문제가 아닌 미국의 내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련되고 친절한 언행’이 사람들의 머리와 마음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특히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깔려 있는 편견은 마치 주머니 속의 못처럼 언젠가 돌출되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 뉴욕의 현지 언론이 아시아나 항공기 조종사들의 이름을 낯 뜨거운 욕설과 조롱으로 바꾸면서 우리 정부와의 외교적 마찰은 물론 ‘명백한 인종비하’라는 미국 한인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다. 결국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 사건을 급히 마무리하기 위해 사건의 본질을 한 인턴의 잘못으로 축소시킨 후 해당 인턴을 해고까지 했지만 NTSB의 (인종적) 중립성 및 신뢰도는 이미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또한 작년 2월에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17세 흑인소년 총격 사망사건의 충격이 현재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한 백인 방범대원이 무혐의, 무전과,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을 총기로 살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직후 현지 경찰은 그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인정했다. 즉각 흑인사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재수사를 요구하면서 마침내 해당 방범대원을 법정에 세웠으나 지난 13일 배심원단과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배심원단 대다수가 백인이었고 흑인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또 다시 ‘인종차별’의 낙인이 찍혔고,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나서서 냉정과 자제를 요구하고 있으나 흑인사회는 좀처럼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런 사건들은 우리의 마음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 각종 대인관계의 문제를 언행 자제 요청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억압된 언행’은 해당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현재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만드는 각종 막말 파문 역시 각 집단들 사이의 ‘밑바닥 감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성경은 개인 및 집단들 사이의 감정이 악화될 때 가식적인 말과 행동으로 대충 덮을 생각을 하기보다 쌍방이 먼저 주 예수님을 바라보라고 가르친다. 상처 입은 당사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면 미움과 분노만 쌓이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면 ‘감사의 복종’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엡 5:20).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부터 서로의 허물을 바라보며 비판만 하지 말고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의 용서와 사랑의 십자가를 바라보자. 우리의 바라보는 방향이 바뀌어야 우리의 마음도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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