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비록 야구장 떠났어도… 찬호 변화구는 아름다워

입력 2013-07-17 05:08

지난달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웅진지식하우스)는 자서전을 펴낸 박찬호가 18일 오후 7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열리는 강연회에 강사로 나선다.

박찬호는 지난 해 은퇴 후 침묵을 지켜오다 최근 책을 출간하고, 미술전을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엔 난생 처음 대중들 앞에서 강연을 한다. 그는 이날 야구선수로서 치열하게 살아오며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풀어놓는다. 주제는 ‘上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이기는 것보다는 삶의 ‘강자’로 살아가는 지혜, 야구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의 메이저와 마이너란 무엇인지를 이야기 한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은퇴 후 매우 힘들었다. 처음으로 찾아온 손님은 자유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팔굽혀펴기를 몇 개 하고, 음식은 정해진 메뉴에 따라 섭취하며, 아파트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그 불편함을 하지 안 해도 됐다. 처음엔 루틴이 깨지니까 참 좋았다. 그런데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래도 되는 걸까?” 우울증 증세를 말로만 들었지만 실제로 닥쳐보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잡은 것이 골프공이었다. 골프는 크기는 비교가 안 돼도 야구와 많이 닮았다. 혼자서 컨트롤하고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집어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관리가 더욱 철저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오전 6시30분 일어나 아이 등교준비 등 그 날의 소소한 일정까지 다 챙긴다.

박찬호는 마운드를 떠나올 때, ‘이제 다시는 야구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두렵기만 했다고 했다. 하지만 은퇴를 결정하고 나니 더 큰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세상은 그라운드에서 그렇게 집착했던 승부의 세계와는 차원이 달랐다.

은퇴 후가 더 바쁜 박찬호는 유소년 선수 양성과 자살방지, 장애인 복지 등 사회적인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삶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강연회서 박찬호는 자서전 독자뿐만 아니라 야구선수를 꿈꾸는 유소년들, 용기가 필요한 청소년들과 그 부모들도 만날 예정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