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유전’ 비밀 풀렸다… 비만유발 FTO 유전자
입력 2013-07-17 05:08
‘비만 유발 유전자’로 알려진 FTO 유전자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고 B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O 유전자는 비만 유발 위험도가 높은 것과 낮은 것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사람들은 부모 양쪽으로부터 이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아 한 쌍의 FTO 유전자를 갖게 된다. 부모가 모두 비만 유발 위험도가 높은 FTO 유전자를 물려주었다면 위험도가 낮은 FTO 유전자 한 쌍을 물려받은 사람보다 비만이 될 가능성이 70%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은 FTO 유전자가 ‘공복 호르몬(hunger hormone)’으로 알려진 내분비물 ‘그렐린’의 작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평균 몸무게를 가진 남성 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A그룹은 비만 유발 위험도가 높은 FTO 유전자 한 쌍을 가진 사람들, B그룹은 위험도가 낮은 FTO 유전자 한 쌍을 가진 사람들로 이뤄졌다.
우선 식사 전후 이들의 혈중 그렐린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A그룹의 수치는 B그룹 수치보다 식사 전 빠르게 올라가고 식후엔 천천히 떨어졌다. 그렐린 수치가 빨리 올라가고 천천히 떨어진다는 건 허기가 빨리 찾아오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결과는 뇌 사진 촬영에서도 나타났다. 고지방 식품 사진을 본 A그룹 남성들의 시상하부가 B그룹보다 훨씬 활발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레이철 배터햄 박사는 A그룹 사람들이 “생물학적으로 더 많이 먹도록 설계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 그렐린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