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의 이름으로 차태문·김소희 金… 태권도선수권 화려한 출발

입력 2013-07-16 18:42

최근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한국태권도가 제 21회 세계선수권대회 첫날 차태문(22·나사렛대)과 김소희(19·한국체대)가 동반 금메달을 따내며 명예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차태문은 16일(한국시간) 멕시코 푸에블라 전시장에서 열린 남자 58㎏급 결승에서 하디 모스테안 로론(이란)에게 9대 8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46㎏급의 김소희도 결승에서 아나스타샤 발루에바(러시아)를 8대 7로 꺾고 2011년 경주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차태문은 대학 2년 때까지 만해도 태극마크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선수였다. 하지만 2년 전 경주대회부터 채택된 전자호구 시스템과 차등점수제에 가장 빠른 적응을 보이며 성적이 수직상승했다. 체중에 비해 큰 키(1m83)를 이용한 얼굴차기 공격이 3점으로 인정되면서 지난해 포천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국제대회 첫 우승을 맛봤다. 지난해 올림픽을 앞두고는 국가대표 에이스 이대훈(용인대)의 스파링파트너로 합류하며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마침내 대학 4년인 올해 늦깎이 국가대표로 선발돼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고, 첫 해외원정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둥쾅후이(베트남)와의 19대 4, 루슬란 포이지에프(러시아)와의 8강에서는 25대 12로 큰 점수차로 이기는 등 전자호구 시스템에 최적화된 기술을 앞세워 순항을 거듭했다. 준결에서 홈코트의 다미안 빌라(멕시코)를 10대 3으로 이기고 결승에 오른 차태문은 1라운드에서 1-4까지 끌려갔지만 2라운드에서 5-7로 격차를 좁혔고 3라운드에서 왼발 내려차기로 얼굴을 때려 8대 7로 전세를 뒤집었다.

4강에서는 런단단(중국)을 8대 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김소희는 특기인 몸통 돌려차기와 얼굴 뒤후려차기로 3라운드 중반까지 8-1로 앞서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방심한 듯 발루에바에게 연속 얼굴 공격을 허용, 11초를 남기고 8-9로 역전됐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을 요청, 한번의 얼굴 공격이 무효처리되면서 8-6으로 정정된 성적을 1점차로 잘 지켜 금메달을 따냈다.

푸에블라(멕시코)=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