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중국에 굴복… “中방문 취소” 위협에 증언 철회

입력 2013-07-16 18:36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중국의 압력으로 미국에서 진행 중인 테러 관련 재판에서 피해자 측 증인의 증언을 철회시키면서 국내외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4일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 아르노는 중국 정부가 뉴욕 법정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전직 관리의 증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네타냐후 총리의 지난 5월 중국 방문을 취소하겠다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FT는 이스라엘 관리와 피해자 측 변호인을 통해 중국의 압력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2008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고등학교 캠퍼스 총기사건으로 숨진 8명의 학생 부모들을 포함한 22명의 테러 피해자 및 가족들은 지난해 뉴욕주법원에 중국 은행 뉴욕지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 측은 중국 은행 뉴욕지점이 테러 배후로 지목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지하드 조직의 자금 세탁에 관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대테러 기관 관리들은 중국 측 인사들을 만나 해당 계좌의 폐쇄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적절한 거래 사실을 알고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전직 관리가 소송에서 증언에 나설 예정이었다.

소송 대리인인 니차나 다르샨-라이트너 변호사는 “원래 5월로 예정된 네타냐후 총리의 중국 방문에 앞서 4월에 증언이 이뤄지기로 돼 있었다”면서 “중국의 압력으로 이스라엘 정부가 증언을 포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첫 재판 이후 중국 은행은 “테러 단체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면서 혐의 사실을 부인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4박5일간 일정으로 지난 5월 6일 중국을 방문, 양국 간의 경제협력 강화 및 중동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