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vs 48%’의 정치학] 존재감 없는 새누리… 靑 눈치보며 현안 뒷북 대응

입력 2013-07-16 18:35

새누리당이 최근 정국에서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 끼여 좀처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안을 바라보는 지도부와 의원들 간 시각차가 크고, 특히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로 불거진 친이(親李·친이명박)계의 반발 움직임도 추슬러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새누리당은 ‘귀태(鬼胎) 발언’이 불거진 직후 청와대의 의중을 보고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 11일 새누리당은 김태흠 원내대변인의 간단한 논평으로 넘어갔다가 다음날 청와대가 강경 대응에 나서자 부랴부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강경 기조로 바뀌었다. 반면 이런 지도부의 대응과 달리 당내 일각에선 청와대의 강경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청와대의 직접 대응이 잦아질 경우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당내 강경파들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 및 민주당의 막말과 관련한 공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원내대책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의원들은 현안에 대한 지도부의 ‘출구전략’에 앞서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국회에서 진행해야 할 일이 있는 상황에서 야당과 너무 각을 세워서는 안 된다며 다독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4대강 사업도 당내 불협화음을 부추기고 있다.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친이계 의원들과 친박(親朴·친박근혜)계가 각을 세우는 것으로 비치고 있어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존재감이 약한데 내부 분열까지 더해지면 걷잡을 수 없이 당의 구심점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다.

상황이 이렇자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 친노(親盧) 세력을 집중 비판하는 것으로 당심(黨心)을 한데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불복은 아니라는데도 친노와 일부 세력이 대선 불복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길 유동근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