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공석이라고 기강 해이해졌나… 거래소 이틀 연속 전산사고
입력 2013-07-16 18:26
자본시장의 핵심 한국거래소에서 이틀 연속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코스피지수 시세정보가 늦게 송출된 데 이어 16일에는 야간선물과 옵션거래가 3시간 넘게 마비됐다. 자본시장에서는 거래소 이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직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거래소는 16일 오전 1시40분쯤 여의도 서울사무소 내 정보분배시스템이 작동을 멈춰 일부 야간선물거래를 조기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연계된 코스피200지수선물, 유렉스(EUREX)와 연계된 코스피200옵션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오전 1시22분쯤 전력공급 장치에 붙어 있는 애자(경질자기 등으로 만든 절연장치)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깨져 전산실에 정전이 발생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비상전원이 일부 공급됐지만 전산실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온항습기에는 전력이 공급되지 못했다. 거래소가 비상발전기를 작동시켜 항온항습기를 켠 오전 1시50분쯤에는 이미 서버 9대와 장비들이 과열로 멈춘 뒤였다.
거래소는 결국 CME와 협의해 평소보다 2시간가량 이른 오전 3시쯤 코스피200지수선물 거래를 마감했다. 유렉스와 연계된 코스피200옵션 시장의 경우 국내 증권사 등은 정보를 받지 못했지만 해외 회원사들은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
거래소는 “시장 관리를 안정적으로 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거래소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거래중단 조치를 취할 경우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앞서 15일에는 오전 9시15분부터 66분 동안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시세 단말기에 코스피지수 등 주요 정보가 15분 이상 지연 전송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거래소는 지난달 13일 김봉수 이사장이 사임하면서 직무대행 체제가 4주째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는 B등급에서 D등급으로 추락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