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與에 저자세” 불만 터진 민주

입력 2013-07-16 18:20 수정 2013-07-16 23:36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귀태(鬼胎) 발언’ 파문으로 인한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사퇴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김현, 진선미 의원의 위원직 사퇴 문제를 둘러싸고 지도부에 대한 당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도부가 대여(對與) 관계에 있어 지나치게 ‘저자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지난 14일 김한길 대표가 서둘러 귀태 발언에 사과하고 홍 전 대변인까지 사퇴시킨 데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15일엔 김·진 의원의 특위 위원 사퇴까지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16일 C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의 대여투쟁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집권 여당이 국정조사를 방해하고 딴짓을 하는 행태를 계속하는데 야당이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느냐”며 “장외투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 의원 사퇴 문제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무릎을 꿇어선 안 된다”며 “한·일 간 축구시합을 하는데 일본이 런던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했던 박종우 선수를 빼라고 하면 빼야 되느냐. 두 사람을 제척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지난달부터 장외투쟁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도부가 우선 6월 임시국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 자제를 해왔다”며 “그런데 원내에서 이렇게 여당에 밀리니 지도부 리더십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여투쟁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김 대표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김·진 특위 위원 사퇴 문제가 골치다. 해법을 놓고 지도부와 친노(親盧·친노무현)계 간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강경파’가 원하는 대로 하자니 지도부 체면도 말이 아닌데다 국정조사 파행은 막아보자는 주장도 힘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김 대표는 그러나 장외투쟁과 관련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를 포기하고 장외로 나가는 게 결단력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국정원 국조에서 ‘뭐가 더 나오겠나’ 등의 말이 나올 때 이를 뚫어야 하는 것이 야당이고 국회 안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리더십 부재 지적을 의식한 듯 “김·진 의원 문제를 놓고 지도부가 마치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비쳐지는데 정치는 부단히 판단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라고도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