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고 강영우 박사 ‘유품 전시관’ 개관
입력 2013-07-16 17:41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악관 국가장애인위원회 위원(차관보급)을 지낸 고(故) 강영우(1944∼2012) 박사의 유품 전시관이 16일 문을 열었다.
경기도 양평군은 이날 오후 용문면 신점리 친환경농업박물관의 ‘자랑스러운 양평인’ 코너에 고 강영우 박사를 테마로 한 전시관을 마련, 개관식을 가졌다. 양평은 강 박사가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란 곳이다. 박물관 2층에 마련된 16.5㎡ 면적의 전시관은 강 박사의 사진과 유품 100여점으로 꾸며졌다.
시각장애인을 상징하는 흰색지팡이, 70년대식 타자기와 점자판,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받은 임명장 등 유품은 부인 석은옥(71·워싱턴 중앙장로교회) 여사가 기증했다.
강 박사가 사용했던 필기구와 시계, 피츠버그대 박사학위증, 우리 정부가 추서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 각종 상장과 훈장도 전시됐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귀중한 유품을 기증해준 석 여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석 여사는 이날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남편 강 박사와 추억을 떠올렸다. “물건마다 남편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남편이 타자를 치면 제가 옆에서 읽어주곤 했죠. 아직도 남편과 알콩달콩 지내던 시절이 문득문득 떠오른답니다.”
석 여사는 제2, 제3의 강영우 박사가 나올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들에게 미국 유학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2월 남편이 떠난 뒤 ‘강영우장학재단’을 설립, 시각장애인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돕고 있다. 재단에는 현재 7000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오는 26일에는 첫 이사회를 열고 내년부터 첫 수혜자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9월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고 강영우 박사 추모음악회도 연다. 석 여사는 “남편이 어려운 가운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독지가들의 장학금 덕분”이라며 “남편의 뜻을 좇아 시각장애인을 돕는 일에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