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상임] 막말과 좋은 말
입력 2013-07-16 17:52
야당 의원의 ‘귀태’ 발언으로 정국이 시끄럽다. 정치인들의 가시 돋친 입씨름이 끊이지 않는다. 대기업 임원이 승무원에게 막말을 하고 중소기업 회장이 벨보이를 함부로 대한 일도 있었다. 모 기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한 충격적인 일도 기억난다.
갈수록 상대를 존중하거나 배려하는 일이 실종되어가는 듯해 마음이 무겁고 갑갑하다. 말을 함에 있어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상대방을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해 보인다.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 가치관, 태도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기업에서 일하며 성과달성, 부하육성 등을 이유로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자연히 온몸이 경직된 가운데 미소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전투사령관과 같은 표정으로 지냈다. 본격적으로 코칭을 하게 되었을 때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도전과제는 긍정 언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매일 감사 일기를 썼다. 하루에 10가지 이상 감사한 일을 찾아서 적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장점을 찾아 인정하고 칭찬하는 활동을 꾸준히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마음과 얼굴표정이 온화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들은 못 알아볼 정도로 평화로워진 내 얼굴을 보면서 놀라곤 한다.
이런 경험 때문에 나는 코칭이나 강의를 할 때 제일 먼저 감사, 배려, 사랑, 인내, 존중, 진실 등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찾아주는 활동을 한다. 참석자들은 처음엔 어색하고 쑥스러워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질문을 할 때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부정적이거나 추궁하는 식의 질문을 하면 상대는 위축되고 변명거리부터 생각한다.
대신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일이 무엇인가. 지난 한 주 당신 삶에 대해서 칭찬 한마디 해 준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스스로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게 되면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막말은 막말을 낳지만, 좋은 말은 자신과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고 행복감을 느낀 사람은 또 누군가에게 그 행복을 전한다. 서로를 향한 긍정의 언어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김상임(기업전문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