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장애 이기고 격투기 챔프에… KBS2 ‘사랑의 가족’
입력 2013-07-16 18:39
사랑의 가족(KBS2·17일 오전 11시20분)
이길우(31·사진)씨는 지난달 22일 강원도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로드FC 12’에서 밴텀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는 강인한 체력과 날카로운 펀치로 격투기 팬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런 모습 못지않게 눈길을 끌었던 건 이씨의 인생 스토리였다.
이씨는 목에 혹이 자라 호흡이 어려운 선천성 기도협착증을 앓고 있다.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기 힘들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총 25번에 달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일반인보다 심폐기능이 떨어진다. 격투기 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링에 오르는 셈이다.
지병 때문에 훈련 도중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경험도 많다. 하지만 그는 격투기에 대한 열정과 혹독한 훈련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냈다. 사람들은 이런 이씨를 ‘인간승리 파이터’라 부른다. 그는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고 말한다.
방송에서 이씨는 장애가 있든 없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대회 이후 그의 근황도 카메라에 담겼다. 그는 대회가 끝난 뒤 돌아가신 아버지 묘소를 찾아간다. 챔피언 벨트를 보여드리기 위해서다.
이씨는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내비치며 이같이 말한다. “사람들은 제가 얼마 못 살고 죽을 거라고 했는데 아버지는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챔피언이 돼 아버지가 대단한 분이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