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실종 인부 구조작업에 잠수부 투입도 고려”

입력 2013-07-16 08:10


[쿠키 사회] “진전이 없다.”

서울 노량진 한강대교 남단에서 15일 발생한 공사 현장 인부 사망·실종 사건의 구조 작업을 맡은 동작소방서는 16일 아침 이렇게 토로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밤새 공사 현장의 물을 펌프로 빼내며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한강 상류에서 내려온 물이 너무 많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동작소방서 측은 “아시다시피 한강 상류 팔당댐에서 수문을 열어놓고 있어 흑석동 도달기지의 맨홀 입구보다 한강 수위가 1m이상 높다”며 “따라서 구조작업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장에 있는 수중 펌프 2대와 소방수중펌프 4대를 투입해 배수작업을 하고 있으나 유입되는 양이 워낙 많아 아무런 진척이 없다.

서울시와 경찰은 수위가 낮아지면 콘크리트를 부어 강물의 유입을 막은 뒤 물빼기 작업을 하는 방안과, 소방본부 중앙구조대와 특수구조대의 잠수부를 투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사망자 조룡근(57)씨는 지하 상수도관에 급류가 밀어닥친 뒤 수압으로 떠올라 간신히 건진 뒤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같이 작업을 하던 박웅길(56) 이승철(55) 박명춘(49) 임경섭(45) 이명규(62) 김철득(54)씨 6명은 실종된 상태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를 당한 인부 7명 중 조씨를 비롯해 4명은 중국 국적의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시행하는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지하 작업장에서 내부 레일을 철거하다 급류에 휩쓸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노들역으로 향하는 아파트 상수도관이 낡아 25m 깊이 지하에 터널을 파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한강물이 지하로 갑자기 유입돼 인부들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닷새간 중부지방에 지속된 장맛비의 영향으로 강물이 불어나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한강 수위가 부쩍 높아졌지만 서울시와 시행사 측은 인부들에게 별도의 안전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지방에 국지성 호우가 닷새째 이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렇게 많은 강물이 갑작스럽게 유입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공사를 관할하는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감리회사에 일을 맡긴 거라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직접 현장에 나와 구조작업을 지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