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공사… 배수지 작업 7명 사망·실종

입력 2013-07-15 21:59 수정 2013-07-16 02:11

15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노량진 한강대교 남단의 상수도관 부설작업 현장에 폭우로 불어난 강물이 유입되면서 작업 중이던 인부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수몰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공사 현장의 물을 펌프로 빼내며 밤늦도록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강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난항을 겪었다.

특히 한강 상류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크게 늘어 사고 현장의 배수 작업이 늦어졌고, 그만큼 구조작업도 지연됐다. 사망자 조룡근(57)씨는 지하 상수도관에 급류가 밀어닥친 뒤 수압으로 떠올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수몰된 박웅길(56) 이승철(55) 박명춘(49) 임경섭(45) 이명규(62) 김철득(54)씨도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사고를 당한 인부 7명 중 조씨를 비롯해 4명은 중국 국적의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시행하는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지하 작업장에서 내부 레일을 철거하다 급류에 휩쓸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노들역으로 향하는 아파트 상수도관이 낡아 25m 깊이 지하에 터널을 파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한강물이 지하로 갑자기 유입돼 인부들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닷새간 중부지방에 지속된 장맛비의 영향으로 강물이 불어나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한강 수위가 부쩍 높아졌지만 서울시와 시행사 측은 인부들에게 별도의 안전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지방에 국지성 호우가 닷새째 이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렇게 많은 강물이 갑작스럽게 유입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공사를 관할하는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감리회사에 일을 맡긴 거라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직접 현장에 나와 구조작업을 지휘했다.

한편 연일 내린 폭우로 서울과 경기·강원도 일대에 비 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닷새 동안의 장맛비로 3명이 숨지고 서울·경기·강원 지방에서 이재민 194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침수나 반파된 주택은 89채, 침수·매몰 농지는 124.6㏊다.



김유나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