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개혁 인사 ‘화룡점정’ 여성 첫 부총재보 탄생

입력 2013-07-15 19:09 수정 2013-07-15 22:23


한국은행에서 처음으로 여성 부총재보가 탄생했다. 그동안 파격 인사를 통해 한은 개혁을 시도했던 김중수 한은 총재가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총재는 15일 공석인 한은 부총재보 두 자리에 허재성 인재개발원장과 함께 서영경(사진) 금융시장부장을 임명했다. 1984년 입행한 허 부총재보는 금융결제국 및 금융통화위원회실 팀장과 금융결제국 부국장, 인재개발원장을 역임했다.

서 부총재보는 한은 창립 63주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부총재보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그는 88년 한은에 입행해 경제연구원 실장, 국제국 팀장,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등을 역임했다. 2급이 된 지 2년 만인 지난 1월 첫 여성 1급으로 승진하는 등 한은의 ‘여성 최초’ 수식어를 독점해 왔다. 그는 “아무래도 여성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대를 맞은 것 같다”면서 “여자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서 부총재보의 능력과는 별개로 그의 초고속 승진가도를 두고 한은 안팎에서 다소 논란이 일고 있다. 2011년 2월 2급에 오른 뒤 2년5개월 만에 부총재보로 승진하면서 한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부총재보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긴 했지만 올 초만 해도 그가 실제 부총재보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은 직원은 거의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능력이 뛰어난 것은 인정하지만 승진 속도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김 총재는 조직 개혁의 수단으로 파격적인 인사를 즐겨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1급들이 맡아왔던 조사국장·거시건전성분석국장·국제국장 자리에 모두 2급을 임명했다. 이들 휘하의 부국장들은 대부분 1급 선배들로 채우는 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김 총재가 너무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따라 김 총재는 물론 서 부총재보 역시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