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 사는 경우 스트레스 정도 ‘부인 〉 남편’
입력 2013-07-16 05:06
지난해 말 세종시에 혼자 내려온 기획재정부 A과장은 요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처음 세종시에 왔을 때만해도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서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자녀 학교 문제로 아내는 내려오지 않았고, 세종시 인근 원룸에서 지내는 고독한 생활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색다른 매력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자유’라는 단어가 와 닿았다. A과장은 “그동안 가족과 직장에만 파묻혀 살았는데 세종시에 내려와 주말부부로 지내다보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아내와 떨어져 사는 남성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반면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여성은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해 기혼 남녀 1만6000명씩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남성 가운데 전반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30.4%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배우자와 함께 사는 남성(28.8%)보다 높았다. 아내와 떨어져 사는 남성의 만족도는 가정생활(58.0%), 직장생활(30.9%)에서도 배우자와 함께 사는 남성(가정생활 57.6%, 직장생활 23.2%)을 앞질렀다.
남편과 떨어져 사는 여성은 어떨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전반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은 21.0%에 불과했다. 남편과 함께 사는 여성(29.2%)을 훨씬 밑돌았다. 특히 남편과 떨어져 사는 여성의 경우 음주율이 65.8%로 남편과 함께 사는 여성(56.5%)보다 높았다.
혼자 떨어져 사는 여성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은 안전 문제나 경제적 생활에서 ‘홀로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