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연비 규제 2020년까지 20㎞/ℓ로 상향

입력 2013-07-15 18:27

2020년부터 국내 자동차 연비 규제 기준이 ℓ당 20㎞ 이상으로 대폭 강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국가온실가스 감축 계획의 하나로 2020년부터 차량 평균 연비 기준을 20㎞/ℓ 이상으로 높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2009년 ‘자동차 연비 및 온실가스 기준 개선방안’을 통해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17㎞/ℓ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로, 지금처럼 10인승 이하의 승용·승합차가 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연비 기준치를 확정·공개할 계획이다. 정부가 목표한 연비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미국은 2025년부터 23.9㎞/ℓ 이상의 연비 기준을 충족해야만 판매를 허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도 2020년께 20.3㎞/ℓ 이상의 연비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세계 최고의 연비 수준을 자랑하는 유럽은 2020년부터 26.5㎞/ℓ의 연비 규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비 목표는 전 세계적 추세와 우리나라가 달성 가능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연비 기준 상향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정부는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17㎞/ℓ의 연비 기준을 충족한 뒤 5년 만에 다시 20㎞/ℓ 이상으로 연비를 끌어올려야 해 자동차 업계로서는 기술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적용되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20㎞/ℓ에 근접한 국산차 모델은 가솔린·디젤을 통틀어 전무한 상황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