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짐머만 사건’ 반발 시위 거세
입력 2013-07-15 18:17
17세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에게 총격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한 히스패닉 혼혈 조지 짐머만(29)이 미국 플로리다주 세미놀카운티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의 후폭풍이 강하게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인들이 (이 사건에 대해) 차분하게 되돌아볼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무죄 판결 이후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판결이 알려진 후 흑인들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 여러 도시를 비롯한 전국에서 항의시위가 일어났고,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격렬한 항의 메시지가 넘쳐났다. 흑인과 히스패닉 혼혈인 팝스타 비욘세는 공연을 잠시 중단하고 청중과 함께 묵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마틴이 목숨을 잃을 당시 아무 무기도 갖지 않은 채 후드티만 입고 있었다는 데서 착안한 ‘후드티 시위’ ‘후드티 설교’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해리 레이드 상원 원내대표는 NBC방송에 출연해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며 “법무부는 사건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건을 정치화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공화당 소속 스티브 킹 연방하원의원은 “법무부가 개입하고 대통령이 나서 이슈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무부는 대통령과는 별개로 성명을 내고 사건 수사 및 기소 과정, 증거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