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둔화, 부패와의 전쟁… 명품 아웃렛 성장 도와
입력 2013-07-15 18:14 수정 2013-07-15 22:12
중국의 경제성장속도 둔화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후 강화되는 부패와의 전쟁이 오히려 명품 아웃렛 성장을 돕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씀씀이가 크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의 쇼핑 패턴이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지난주 남부 소도시 우시에는 미국의 명품 아웃렛과 똑같은 모양의 대형 아웃렛이 개장했다. 유통전문기업인 바이롄그룹이 만든 명품 아웃렛 매장은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장 첫날에만 10만명의 쇼핑객이 몰렸다. 하루 매출만도 560만 위안(약 10억2000만원)에 달하며 성황을 이뤘다.
중국인의 명품 사랑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컨설팅업체인 매킨지는 중국의 명품시장 점유율이 2008년 14%에서 2015년 3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영국 통계청은 히드로공항 출입국 외국인 중 중국인은 1%미만이지만 이들이 뿌리는 파운드화는 면세점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 4명 중 3명은 런던 근교의 명품 할인점인 비체스터 빌리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중국의 명품 사랑 배경에는 중산층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은 10년간 해마다 1%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산층 인구만도 전체 인구의 23%를 넘어선 3억명으로 추산된다.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이들이 마이카붐에 따라 자동차까지 소유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웃렛 매장에 눈을 뜨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럽에서 명품 할인 아웃렛 체인점을 운영하는 밸류 리테일사는 상하이 인근 쑤저우에 내년 초 거대한 명품 할인 아웃렛을 개장할 예정이다. 시장분석가들은 중국인의 명품 아웃렛 사랑을 최근의 사회현상과 연결짓는다.
성장둔화와 시 주석의 부패척결 강조로 신제품이 아닌 유행이 지난 비교적 값싼 명품을 찾는다는 것이다. 상하이 인근 아웃렛인 메가 밀스 운영자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아웃렛 이용자는 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층”이라며 “그래도 그들은 명품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스콧 멀킨 밸류 리테일사 사장은 “홈디포우나 베스트바이 같은 대형 유통기업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