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방지’ 여전히 팽팽… 7월 17일 4차 회담서 논의

입력 2013-07-15 17:29 수정 2013-07-15 22:31


남북한은 15일 제3차 개성공단 당국실무회담을 가졌지만 합의서를 채택하지 못한 채 17일 4차 회담을 열기로 했다. 양측은 전체회의 2번, 수석대표 접촉 2번 총 4차례 회의를 했음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 측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담은 합의서를 처음 북측에 제시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개성공단 가동중단 재발방지 보장 문제, 신변안전과 투자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완비와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키는 문제 등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재발방지책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 제시 없이 조속한 개성공단 재가동 입장만 주장했다. 또 지난 10일 2차 회담 때 자신들이 제시했던 합의서에 대한 수정안도 함께 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제시한 합의서와 수정안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북측은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공단 재가동에 대한 우리 측 의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기존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후 회의에서도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후 5시7분쯤 회담을 마쳤다.

앞서 양측 수석대표는 오전 10시쯤 회담에 들어가면서 서로 악수와 덕담도 하지 않고 모두발언에서도 말을 끊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장 자리에 앉은 후 30초가량 서로 얼굴만 응시한 채 침묵을 이어갔다. 이에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김 단장이 “저희 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답하자 박 부총국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 회담 결과가 큰 기여를 한다면 비가 미래의 축복이 될 수 있고 아니면 ‘한철 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부총국장이 곧바로 “자리를 정리하고…”라며 이어가려 했지만 김 단장은 말을 자르고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 않지만 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남북 대표들이 분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해 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회담 시작을 불과 1시간 앞둔 오전 9시쯤 회담 대표단 중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을 빼고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를 포함시켰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황 참사는 지난달 9일 개최된 판문점 실무접촉에 북측 대표로 나왔던 인물로 2009년 제1∼3차 개성공단 남북당국실무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고 2010년에는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보장성원(안전관리요원)으로 활동했다.

이날 개성공단 섬유·봉제업종 49개 입주기업 159명이 방북해 차량 153대로 제품과 설비, 원·부자재 등 총 516t을 남측으로 가져왔다.

개성=공동취재단,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