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서 조선에 보낸 외교문서 첫 공개
입력 2013-07-15 17:28
“조선에서 파견한 시헌서(時憲書·날짜 절기 등이 적힌 달력) 재자관(齎咨官·공무로 파견되는 연락관) 이용숙(李容肅) 등이 9월 말 북경에 당도할 때 수레에 싣고 오는 화물에 대해서 면세(免稅) 하겠다”(1871년 ○월 29일)
청나라가 조선에 보낸 외교문서가 처음 공개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871년(고종 8년) 이래 1893년(고종 30년)까지 청나라에서 조선에 보낸 외교문서 493점을 해설한 ‘고문서해제Ⅹ’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311점은 내용 설명과 더불어 원본 사진을 게재해 문서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 이번 작업은 도서관 소장 자료 해제 작업의 일환이다.
이색적인 것으로는 표류민 관련 외교문서(사진)가 있다. “영국과 포르투갈 두 개국 공사의 조회(照會)에 의하면 황해도 백령도에 표류하던 영국인 2명은 돌아왔으나 포르투갈인 2명은 아직 귀환하지 않았으니 그 사항을 알려 달라”(1871년 6월 22일)는 내용이다. “조선이 영국·독일과 각각 맺은 수호조약 내용이 중국에 불리하다는 점을 들어 조약을 고쳐야 한다”(1884년 2월)며 내정간섭 성격을 띤 것도 있다.
도서관 측은 일식과 월식의 시각을 알려주는 데서부터 시헌력 배포, 난민 귀환 조치, 국경지역 무역통상 문제, 서양 여러 나라와의 조약 등 다양한 사안이 골고루 포함돼 있어 자료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