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교단체·교계 지도자, 강제북송 중지 촉구

입력 2013-07-15 17:48 수정 2013-07-15 17:53


탈북한 뒤 북한으로 돌아갔던 김광호씨 일가족이 다시 탈북을 시도했다가 14일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과 관련, 북한선교단체 및 교계 지도자들이 강제북송 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중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탈북자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은 15일 성명을 내고 “김광호씨 가족은 이미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고 아이도 남한에서 출생했다”며 “따라서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며 즉각 남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연합은 또 “김씨 부부가 지난 1월 입북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체제를 비난했었는데, 이번 재탈북으로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며 “실질적으로 북한에 납치됐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가 이들의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자인 이애란 북한전통음식연구원 원장은 “이번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얻었다는 성과도 ‘빈말’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탈북동포지원한국교회연합(상임회장 김충립 목사)도 이날 논평을 내 “이들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재입북한 것이 북한의 공작에 의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대한민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들을 데려와야 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대표 임창호 목사는 “한국정부는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기독 탈북자들은 물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기도와 관심을 부탁했다.

복수의 북한선교단체에 따르면 2009년 국내에 들어왔다가 지난 1월 입북했던 김광호씨 부부 등 5명이 14일 오후 중국 옌지에서 공안에 붙잡혔다. 이번 탈북에는 김씨부부뿐 아니라 10개월 된 딸과 친척들도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가족은 올 초 평양에서 기자회견에 동원된 직후 함경북도로 추방돼 감시를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남한에서 잘 먹고 지냈다”고 말한 게 문제가 돼 북한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난 뒤 다시 탈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씨 가족이 이번에 북송되면 중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북한 보위부는 지난달 김씨 가족이 중국으로 탈북하자 총동원령을 내려 체포 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가족은 현재 중국 옌지 외곽의 모처로 이송된 상태이며 김씨는 영양부족에다 결핵이 심한 상태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