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성조숙증 조기 발견이 중요

입력 2013-07-15 17:25 수정 2013-07-15 19:17


성조숙증은 이른 나이에 성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돼 사춘기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여아는 8세 이전에 유방이 커지고,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증상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는 어린이는 2010년 기준으로 2만8000명을 넘어섰고, 연평균 약 45%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여자 아이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성호르몬이 적당히 분비돼야 하는데, 성조숙증의 경우 이 시스템이 고장 나 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게 문제다. 이로 인해 여아는 너무 이른 나이에 초경을 경험하게 되고, 성장판도 일찍 닫히게 된다.

이렇게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 키 성장이 억제되기 쉽다. 당장은 또래 아이들보다 키와 체중이 커 보여도 성장이 완료된 후에는 오히려 최종 신장이 또래들의 평균 신장보다 작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성조숙증이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성인이 됐을 때 키가 평균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고, 정신연령에 비해 몸이 지나치게 빨리 발육함에 따라 심리적인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로 한정된다.

보통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나이에 맞게 사춘기 발달과 성장이 이뤄지도록 조절하는 호르몬 제제를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 치료를 하면 여자 아이의 경우 유방이 작아지고, 월경도 사라지게 된다. 남아 역시 고환 크기가 작아지고 발기나 자위행위, 공격적인 행동도 줄어들게 된다. 최종 키도 성장판이 늦게 닫히도록 유도해 또래들과 같은 수준으로 조절된다.

그러자면 성조숙증을 조기에 발견,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경이 시작되고, 성장이 거의 이루어진 뒤에는 어떤 치료도 소용이 없다. 최종 키 성장 유도 효과도 낙관할 수 없다.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즉시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성조숙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키가 매우 큰 편이다 △ 최근 키가 아주 빨리 자란다(6개월에 4㎝ 이상) △또래보다 지나치게 성적인 것, 혹은 이성에 관심을 보인다 △만 8세 이전에 젖멍울이 만져지거나 아파한다(여아) △만 10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한다(여아)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진다(남아) △만 10세 이전에 음모가 보인다(남아).

이기형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