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뽑았더니 검게 변한 겨드랑이 어쩌나

입력 2013-07-15 17:26


노출의 계절, 여름휴가철을 맞아 신경이 쓰이는 겨드랑이 털 제거에 나섰다가 그 부위 피부가 검어져 고민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제모 부위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 보기 흉한 자국을 남긴 것이다.

2∼3일에 한 번씩 집에서 면도기로 자가 제모를 해온 이모(28·여)씨는 최근 제모 후 겨드랑이 부위 피부색만 유독 검게 변해 있는 것을 보곤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다급한 마음에 소위 미백화장품을 사서 발라 봐도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휴가철에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는 수영복이나 시원한 민소매 옷을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됐다고 생각하니 막 짜증이 났다.

제모 시술을 한 겨드랑이 피부가 이렇듯 검게 변하는 이유는 본래 다른 부위에 비해 피부색이 약간 짙은 편인데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부위라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드물긴 하지만 경구용 피임약이나 스테로이드 계통 약물 복용 후에 그렇게 되거나 악성종양, 아토피 피부염 등의 습진 피부염 등이 원인이 될 때도 있다.

서울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임신 중에도 임신 호르몬의 영향으로 겨드랑이 및 가슴 주변의 피부가 검게 변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출산 후 대부분 저절로 원래 색깔을 되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모 시술 후 피부가 검게 변했다면 세 달 주기로 없어지는 표피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더 깊숙한 곳의 진피 층에 멜라닌 색소가 쌓였다는 신호다. 이 경우 치료는 보통 겨드랑이 색소침착 부위에 레이저를 쪼여 콜라겐 조직을 자극, 새 피부 재생을 촉진시키는 방법으로 한다.

임 원장은 “피부를 살짝 벗겨내는 필링 시술도 도움이 된다. 물론 경구용 피임약 등이 원인이라면 그 약물 사용도 당분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