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업체 대부, 회사돈 1000억원대 횡령 후 달아나…검찰 추적중
입력 2013-07-15 00:08
국내 철거 용역업체 대부로 알려진 이금열(44) 다원그룹 회장이 회삿돈 1000억여원을 빼돌려 달아났다. 일각에서 ‘제2의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후곤)는 14일 횡령 등 혐의로 경기도 화성시 폐기물업체 ㈜다원환경 자금담당 김모(41)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 회장의 측근 정모(4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달아난 이 회장 등 3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6년부터 김씨 등 직원들을 동원해 폐기물업체 등 계열사들과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등의 수법으로 회삿돈 1000억여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또 2007년 군인공제회로부터 경기 평택 가재지구 도시개발사업 명목으로 27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이 중 134억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검찰이 불구속 기소된 정씨가 2008년 이 회장의 철거업체 세무조사를 선처해주는 대가로 전·현직 세무공무원 3명에게 5000만원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이 회장은 1990년 국내 철거 용역업체의 시초 격인 ㈜입산에서 분리된 ㈜적준의 모 회장 측근이다. 적준은 90년대 철거현장 31곳에서 83건의 폭력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1998년 적준이 ㈜다원건설로 바뀌면서 대표로 취임했고, 이후 잇따라 폐기물업체들을 만들어 철거현장 한 곳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챙겼다.
검찰은 시행 및 시공사를 세우고 도시개발사업 등에 나선 이 회장이 그동안 공사를 따낸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다른 업체에 비해 공사를 쉽게 따낸 것으로 보인다”며 “로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함바 비리는 2005~2009년 고위 공직자들이 함바 브로커 유상봉(67)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함바 운영권 수주 등에 개입한 사건으로 강희락(60) 전 경찰청장 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