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끼리 전투… 세속파·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주도권 다툼 노출
입력 2013-07-14 19:19
아랍의 봄 이후 아랍권을 휩쓰는 온건주의와 이슬람주의 간 갈등이 수세에 몰린 시리아 반군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의 주축으로 온건파인 자유시리아군(FSA)은 13일(현지시간) 전략적 거점도시 알레포에서 알카에다 계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반군들과 전투를 벌였다.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FSA가 알레포 도심의 주요 검문소 관할을 놓고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ISIS와 벌인 주도권 다툼이 원인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이번 충돌이 알레포의 부스탄 알콰스르 지구에서 반군 점령지인 동부 지역과 정부군 점령지인 서부 지역의 경계 지점을 반군들이 서로 차지하려던 데서 촉발됐다고 밝혔다. 이번 주 들어 ISIS 반군들이 이 지점을 점거한 이래 수일 동안 검문소를 폐쇄하면서 정부군 점령 지역의 주민들이 식량 공급을 받지 못하자 FSA가 봉쇄를 풀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OHR에 따르면 당일 오전 동안 지속되던 양측의 교전은 낮 12시 무렵 ISIS 반군들이 퇴각하면서 마무리됐고, 이 일대에선 반군과 정부군 간의 전투도 계속됐다. 현재 정부군 점령 지역 주민들이 식량 품귀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거점 검문소를 어느 쪽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SOHR는 덧붙였다.
지난 11일 ISIS 반군 측이 FSA 사령관을 살해하면서 표면화된 시리아 반군의 ‘적전분열’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양측의 충돌은 특히 점령지의 주요 생산시설이나 국경 검문소 관할을 둘러싸고 빈번해졌다. 이는 반군 내 세속파와 과격파 지하드(성전)주의자들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에 따른 것으로 반군들의 통일전선 형성을 어렵게 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