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아쉬운 중국인 환경보호 의식
입력 2013-07-14 19:17
주말인 13일 모처럼 베이징 근교 산행을 다녀왔다. 대기는 ‘중도(中度) 오염’ 상태로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야 할 수준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여름철 들어서도 내내 스모그가 사라지지 않는 실정이니.
등산 도중 시원한 계곡 옆에서 도시락을 먹는 기분이란! 녹음 짙은 산 속에서 땀을 흠뻑 흘린 뒤고 보면…. 휴식 뒤에는 한국에서 하던 대로 쓰레기를 비닐 봉투에 담아 배낭에 매달았음은 물론이다.
자연스레 중국인의 환경보호 의식이 화제에 올랐다. ‘자연풍경구(自然風景區)’라고 해서 입장료를 받고 등산객을 들여보내면서도 정작 해당 풍경구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는다. 등산로 곳곳에 쓰레기 버리는 장소까지 만들어 놓았다. 자신의 쓰레기를 산 아래까지 들고 내려갈 의식 수준에 다다르지 않은 탓이리라.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 정부는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본격적인 시행까지는 한참 멀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골칫거리다. 13억 인구가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6000만t에 달할 만큼 엄청나다.
이쯤 되니 주방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한 뒤 직접 배수관으로 내보내는 ‘음식물 처리기’ 사용을 장려하는 형편이다. 이로 인해 수질오염이 얼마나 심해질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금지된 이들 제품을 TV에서 버젓이 광고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한국을 다녀온 중국 친구들 중에는 ‘한국에서 가장 부러운 것’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꼽기도 한다. 이들은 중국에서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안되는 가장 큰 이유로 ‘교육’을 꼽았다.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베이징의 대기오염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고질병’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중국 기상국은 지난 6월 중 스모그가 베이징을 뒤덮은 날이 18일이나 된다고 최근 발표했다. 1960년대 이래 50년 만에 최악이다.
중국 새 지도부는 출범 뒤 “경제 성장률만 보고 각 성 책임자들을 평가하진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정부뿐 아니라 국민도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하루였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