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국내에서” 독려하는 기업들 왜
입력 2013-07-14 19:07
임직원에게 ‘국내 휴가’를 적극 독려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보탬이 되자는 취지에서다.
삼성은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7일까지 사내 매체인 미디어삼성을 통해 ‘삼성인 휴가여행 가이드 공모’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임직원들이 각자 가본 국내 휴가지 중 추천할 만한 숙소나 맛집 등을 소개하고 사진을 올리도록 했다. 삼성은 이 중 대상, 최우수상 등 수상작을 선정해 소정의 상금을 지급하고 이달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미디어삼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과거엔 국내 휴가를 권장하는 차원에서 여행 상품권이나 숙박권 등을 지급한 경우도 있었다”며 “올해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국내 휴가를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휴가철에 콘도나 리조트 등 국내 휴양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여름휴가 성수기 때 직원들이 곤지암 리조트나 강촌 리조트 등을 회원가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것을 독려하는 회사 분위기 때문에 일부 임직원은 해외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18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휴가 계획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중 78.7%가 ‘국내 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여행경비가 싸고(33.5%), 거리가 가깝고(25.0%), 해외여행을 갈 정도의 휴가기간을 내기 어려워서(11.3%) 등이 이유로 꼽혔다.
실제 국내 여행을 할 경우 숙박료, 교통비, 식음료 구입 등의 소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휴가 계획이 있는 국민들의 1인당 평균 지출 예상금은 20만3000원으로 이를 다 합하면 3조9000억원에 달한다”며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6조5000억원, 고용 유발효과 5만명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71개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12일 전국 14만개 회원기업에 공문을 보내 “임직원들이 올 여름휴가를 국내 관광지에서 보내도록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여름휴가 기간에 지역별 특화 축제와 순천만 국제 정원박람회를 방문하고, 반복되는 가뭄·폭우로 피해가 적지 않은 농촌지역을 위해 농촌생활 체험과 특산품 구매에도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대한상의는 8월 말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리조트 무료 숙박권, 국민관광상품권 제공 이벤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