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재정위기 그늘… 법인·부가세 수입 급감
입력 2013-07-14 18:48
올해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은 국세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실적이 크게 추락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기 침체에 따른 것으로 마땅한 해법이 없어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세수 부진이 가장 두드러진 세목은 법인세다. 올해 1∼5월 법인세 징수액은 19조93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조3441억원이나 적었다. 5월말 기준으로 법인세의 세수 진도비는 43.4%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52.9%에 비하면 10% 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부가가치세도 올해 1∼5월 징수액이 23조4447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조8271억원 감소했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감소분을 합하면 모두 6조1712억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70%에 육박한다. 증권거래세(4381억원), 개별소비세(523억원) 등 주요 세목의 대부분 징수액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이처럼 세입이 부진한 것은 무엇보다 2010년 유럽 재정위기로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탓이다. 2010년 하반기부터 주요 경제지표의 둔화세가 시작됐고 고스란히 세입 여건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조선, 화학, 건설, 해운 등 주요 업종의 업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해당 업종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점이 올해 법인세 세입 부진에 치명타로 꼽힌다.
여기에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산관련 세수가 총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5.1%에서 지난해에는 10.2%로 하락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상향하는 등 하반기에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의 출구전략 실행 여부 및 중국의 경제불안 악재 등 대외 변수가 여전하고 내수 역시 가계부채 문제 등의 악재를 껴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양대 오윤 교수는 “경기에 가장 민감한 부가가치세가 예년에 비해 징수 진도가 저조하다”면서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져도 소득세, 법인세는 (징수에) 시차가 있는 만큼 이미 추세가 꺾였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