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인종차별적 보도, 조종사-회사 명예 훼손” 법적 대응 검토
입력 2013-07-14 18:43 수정 2013-07-15 00:15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KTVU 방송국의 조종사 비하 보도와 관련 해당 방송국과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KTVU 보도는 조종사들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예까지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면서 “KTVU와 이를 확인한 NTSB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폭스뉴스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방송국 KTVU는 12일(현지시간) 정오뉴스에서 NTSB가 잘못 확인해준 인종차별적 이름을 그대로 보도했다. 진행자 토리 캠벨은 “캡틴 섬팅왕(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라고 읽어내렸다. 각각 ‘기장 뭔가가 잘못됐어요(Captain 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쾅, 쿵, 오!(Bang Ding Ow, 충돌음과 비명을 가리키는 의성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NTSB는 “인턴 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부정확하고 모욕적인 이름을 사실로 잘못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조종사 이름을 잘못 확인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인턴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3일 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에게 “사고조사 관련 정보를 충실하고 정기적으로 제공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보냈다. 사고조사위는 2쪽 분량의 영문 서한에서 “사고조사는 국제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NTSB의 지나친 정보공개에 문제를 제기했다.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사고 직후 상공에서 착륙을 대기하던 다른 여객기 조종사들이 긴급구조가 필요한 생존자에 대한 정보를 알렸는데도 늑장구조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고 여객기 조종사 4명이 13일 오전 6시30분쯤 화물기를 타고 극비리에 귀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종사의 정신적 상태를 고려해 조용히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들 조종사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중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로 치료받던 16세 중국인 여학생이 12일 끝내 숨져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관련기사 14면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권기석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