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새누리 “집안 추스르자”… 4대강 분노 親李 달래고 홍준표엔 ‘주의’
입력 2013-07-15 05:02
‘친이명박계는 다독이되 홍준표 경남지사는 경계하자.’
새누리당이 최근 4대강 사업과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등 현안에서 당 주류와 엇갈린 입장에 서 있는 비주류를 단속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친이계 의원들은 달래고 당 입장을 거스르고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한 홍 지사에게는 주의를 주자는 게 핵심이다.
‘귀태(鬼胎) 발언’으로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소집됐던 지난 12일. 황우여 대표는 회의 시간을 30분 연기한 뒤 당 지도부와 비공개 티타임을 먼저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와 이에 대한 청와대 반응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티타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지도부 중 일부가 최경환 원내대표를 향해 ‘여당과 청와대가 (여권 내) 어느 한 편을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면 곤란하다. 발언을 자제하자’고 당부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민주당이 4대강 사업 국정조사권 발동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신중 쪽으로 기울고 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요구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보고받겠다”며 감사 결과의 객관성부터 따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계파 갈등으로 불거지지 않도록 경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해 한 셈이다. 황 대표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사원 결과가 왜 왔다갔다하나”라며 감사원에 ‘정치적 감사’를 했다고 비난하고 있는 친이계를 감싸는 목소리를 냈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홍 지사 문제도 당내에 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13일 공공의료 국정조사특위에서 홍 지사 고발 의결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밉지만 어쩌겠나”라며 복잡한 심경을 표출했다. 당 안팎에선 최 원내대표에 반대해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한 홍 지사를 경북·경남지역 일부 의원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말이 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박근혜계와 친이계가 벌써부터 힘겨루기를 한다는 얘기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