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장맛비, 남부-폭염… 당분간 ‘두 개의 여름’
입력 2013-07-15 04:59
주말 내내 중부지방에 집중됐던 ‘비 폭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부지방 장맛비와 남부지방 폭염으로 양분된 ‘두 개의 여름’ 현상도 한동안 이어질 듯하다. 장마는 일단 21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피서철이 시작되는 시기는 21일 이후 장마전선의 움직임에 달렸다.
기상청은 15일 0시 현재 양평 220.5㎜, 서울 188㎜, 철원 181.5㎜, 홍천 178㎜, 동두천 163.5㎜, 인천 158.2㎜의 누적강수량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제7호 태풍 ‘솔릭(SOULIK)’이 중국 푸저우 부근에 상륙해 소멸하면서 방출된 많은 수증기가 장마전선에 유입됐고 이로 인해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졌다.
중부지방 장맛비는 2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지방에 강하게 버티고 있어 중부지방에 형성된 장마전선은 15~16일 150㎜가 넘는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21일 이후에도 기압계의 변동 폭이 커 장마전선이 완전히 물러간다고 보기 어렵다. 8월은 돼야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될 듯하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서울·경기 지역은 빗줄기가 시간당 최고 30~40㎜까지 거세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했다. 강한 비구름대가 ‘들락날락’한 것이다. 이 지역에 강수가 집중된 건 일종의 ‘병목 현상’ 때문이다. 남서쪽 해상에서 수증기가 계속 유입돼 비구름대가 발달했는데 북쪽에는 기압계, 남쪽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강수지역 폭이 좁아졌다.
남부지방은 17일 잠시 소나기가 내린 뒤 맑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16~21일 예상 최고기온은 울산 33~34도, 대구 32~34도, 창원 31~32도 등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경기·강원 지역은 장맛비로 인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 폭우로 급류에 휩쓸려 경기도 포천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던 이모(57)씨 등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직접적인 비 피해는 아니지만 경기도 가평 계곡에선 이모(38·여)씨가 발을 헛디뎌 목숨을 잃었고, 팔당에선 50대 남성 사체가 발견됐다.
김유나 서승진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