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중국발 악재에 ‘버냉키 효과’ 1일 천하
입력 2013-07-12 19:15
‘버냉키 효과’는 1일 천하로 끝났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양적완화 유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전날 50포인트 넘게 급등했던 코스피지수는 12일 중국발 악재 영향으로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증시 약세를 중국의 승용차 구매제한 정책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는 대기오염과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베이징·상하이·광저우·구이양 등 4개 도시에서 시행하던 신차 구매제한 정책을 8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에 따라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40만대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자동차주들이 이 소식에 즉각 반응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5.86%), 기아차(-4.72%), 현대모비스(-1.54%) 등 ‘현대차 3인방’은 급락했다.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기관 투자가들이 대량 매물을 출회하며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62포인트(0.41%) 내린 1869.9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1100억원대의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증권가는 전날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지금까지 연준의 기조를 재확인한 수준일 뿐이라며 증시 급등이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적완화 축소 기조가 변함없는 가운데 버냉키 의장이 긍정적인 뉘앙스로 말을 전하는 것은 금융시장 달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3차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양적완화를 줄이되 기준금리만 천천히 인상하겠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