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임영록號 출범… 우리투자증권 인수 의사 내비쳐
입력 2013-07-12 19:14
‘임영록호’ KB금융그룹이 본격 출범했다. 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한때 출근저지 투쟁을 했던 노동조합과 관계회복에 나서는 등 행동으로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또 취임 일성으로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조해 그룹 전체의 안정적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임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가진 후 곧바로 노조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학연·지연의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고 남녀 차별 없이 열심히 일하는, 실력 있는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도록 하겠다는 탕평인사 원칙을 천명했다.
특히 최근 외부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국민은행장 후임 인선과 관련해 “(외부 인사보다는) 영업력을 중요하게 생각해 좋은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한 비용절감과 인위적 구조조정이 근본적 대책은 될 수 없다”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뜻을 밝힌 뒤 “조직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도록 능력과 성과에 따른 평가와 보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 회장은 취임식에서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KB금융은 체크카드와 회사채 시장 등 몇몇 분야에서 시장 리더십을 갖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쟁이 열세인 상황”이라며 “부족한 분야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KB금융 전체 비중이 은행 부문에만 쏠려 있다”며 “비은행 부문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보다는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더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업계 17위권인 KB투자증권이 업계 2위인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하면 KB금융은 은행 부문에 이어 증권 분야에서도 1위에 오르게 된다.
임 회장은 KB금융의 선결과제로는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그는 “전통업무인 수신과 여신은 적정 마진을 확보하고 우량자산 위주로 운영돼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수익을 많이 내더라도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 없이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룹 내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그룹 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는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며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널도 재검토해 운영방안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생색내기에 그쳤던 제도를 일일이 뜯어 고쳐 영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